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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시장님, 고민은 셀프에요
기사입력: 2017/06/09 [10:3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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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현 기자

‘아픔을 나누면 약점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부정할 수도 없는 말이다. 주위에 사람은 많지만 막상 나쁜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아파하며 위로해주고, 좋은 일에 진정으로 더불어 기뻐해 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시대가 변해서 그런 것인지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

 

지난 27일 열린 석탄발전소 건설중단과 폐쇄를 위한 집회현장에서 선봉장으로 나선 김종천 포천시장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화된 힘만이 포천을 바꾸는 유일한 길”이라며 “시민과 함께 나서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시장의 발언에 화들짝 놀라며 불안해하는 듯한 기득권 진영의 몸짓도 흥미롭다. 아, 바뀌는구나.

 

하지만 김 시장은 "시장에 당선 되면 시장 직권으로 석탄발전소를 폐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자치단체장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며 무한책임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석탄발전소가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너무 늦었다고 낙담할 수도, 폐지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면서 "지난 한달 보름간, 행정적,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잘 보완하도록, 시 관계자 및 석투본 관계자와 수차례 회의를 통해 준비를 해 왔다"며 "앞으로 중앙부처와 대통령에게 포천의 석탄발전소가 반드시 폐지될 수 있도록, 또는 청정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시장은 "중앙부처와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시민과 함께 나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앞으로는 시장인 자신이 앞장 서 나서겠다며 기초단체장인 시장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도움과 응원을 요청했다.

 

바꿔 말하자면, 김 시장은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고 고백한 셈이다. 이렇게 시장 스스로가 아픔을 토로하고 나누면 약점이 될지도 몰라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우려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슬그머니 '석탄발전소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기득권의 논리에 함몰돼 공동체의 가치에 눈감고 타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난 시장과 다를 게 없다. 이미 공정률 70%를 넘어섰다는데 어쩌라며 얼버무리는 것은 비겁하다.

 

최근 김 시장은 일과 성과중심의 신상필벌 인사제도를 새로운 카드로 꺼내 들었다. 포천시의 변화와 희망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 다면평가 적용 확대, 수상자 인사특전, 기피(격무)부서 근무자 우대, 6급 팀장 업무실적 평가제 도입, 정실인사 배제 등을 새로운 인사의 내용으로 담고 있다. 김 시장은 이것을 자신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이기적인 속성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 나의 소신과 나의 공약정책으로만 유권자에게 확실한 이미지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상대방을 비방하고 흠집 내고 상대방의 약점이 나의 승리라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김 시장의 행보는 색 다르다. 과거 행사 때 같았으면 시장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객석 VIP좌석에 앉아 점잖을 떨었을 것이지만 학생들은 앉아있고 김 시장은 오히려 자리에서 일어나 학생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눴다. 공약이행, 구체적인 방안 등 따끔한 질문들이 나와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행사를 끝낸 김 시장은 시민들과 셀카를 함께 찍으며 즐거워했다.

 

이런 김 시장의 행보는 시민들에게 기대를 갖게 한다. 보궐선거 때부터 네거티브와 책임 떠넘기기 보다는 몸낮추기 행보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겨우 취임한지 50여일이 지난 것뿐이지만, 내년 이맘때면 민선7기 포천시장을 뽑는 지방선거 열기가 한참 달아오를 것이다. 지난 1년2개월 동안 “포천에 어떤 사업을 유치했느냐?” “일자리 몇 개 만들었느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김 시장의 몸낮추기 행보가 낯설지 않게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스킨십을 하고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을 계속한다면 그것이 김 시장의 큰 업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김 시장은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석탄발전소 폐지가 너무 늦었다고 낙담할 수도, 폐지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면서 애매모호하고 우유부단한 말을 해서는 안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라도 단호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힘들거나 외롭거나 속이 상할 때 언제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고민은 셀프로 해결해야 한다. ‘논어’, ‘학이’ 편에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 ),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라는 말이 있듯이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냄이 없는 이가 진정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늘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기득권 편향으로 귀결됐고, 과거 시의 정책은 한결같이 대기업 중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서민은 내팽개쳐졌고, 각자도생해야 했다. 시는 결국 대기업이라는 강자와 타협했다.

 

석탄발전소가 폐지 되냐 아니냐는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어떻든 행정적, 법률적인 잣대는 종래와는 확연히 다른 엄격한 기준이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시민이 김 시장에게 걸고 있는 기대와 희망 가운데도 불안은 스며 있어 삶은 온통 근심으로 가득하다. 이런 근심과 불안이 쌓이면 바로 스트레스가 된다. 때로는 불안이 불만으로 표출되기도 하여 그 불만은 시민 자신을 상하게 함은 물론 남을 해칠 가능성도 크다.

 

시장이 없었던 지난 세월 시민들은 불안 불만과 동거하며 살아왔다. 그러니 얼마나 마음과 건강이 상했을까. 이제는 좀 감사하며 살고 싶다. 고난과 시련 없이 범사에 감사하고 싶다.

 

포천시민들은 "김 시장이 앞으로 1년간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염원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협치를 위해서도 꼭 풀어야 할 과제다.

 

시장이 바뀐다는 것은 시민의 삶이 바뀐다는 것일 게다. 더구나 그것이 ‘파란 하늘, 맑은 공기, 깨끗한 물’과 함께 미래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장의 책임이라며 시민의 삶에 영향력을 미치는 일이면 좌고우면할 필요는 없다.

 

하루아침에 모든 걸 바로 잡을 수는 없겠지만 석탄발전소를 폐지하고 불공정을 바로잡겠다는 신호는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 끊임없는 신호만으로도 대기업과 중앙정부는 불편해하고 긴장할 것이다. 포천이 진정 바뀌는구나가 바뀌었구나로 바뀌는 시점은 바로 그때일 것이다.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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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산 17/06/16 [19:41] 수정 삭제
  좋은기사 입니다 포천의 모든 기사들이 이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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