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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미래, 그리고 포천의 교육
기사입력: 2018/01/05 [07:5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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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구 철도유치상임대표

포천의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포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근본적으로 나라가 살만해져야 인구가 늘어나는 것인데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포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인구학자인 ‘조영태’의 책 ‘정해진 미래’는 대한민국이 인구감소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많은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정해진 미래’를 읽으며 포천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포천의 인구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교육, 주택, 직장, 교통 등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오늘은 그 시작으로 교육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포천시는 2018년 교육 전략으로 첫째 ‘고등학생에게 진학과 취업에 특화된 맞춤형 Two-Track 지원’, 둘째 ‘초·중학생 미래 인재 핵심 역량 육성 사업 추진’, 셋째 ‘포천교육지원청과의 공유-협력 사업 강화’, 넷째 ‘학부모와의 소통 강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시가 내세운 4가지 전략을 살펴보면 깊은 고민이 빠진 슬로건을 위한 슬로건 같아 걱정이 앞선다. 겉과 달리 실체를 알 수 없는 목표들이어서 그렇다. 예컨대 ‘초중학생을 위한 미래 인재 핵심역량’ 사업이 무엇인지 구체적이지 않다, ‘교육지원청과 협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이야기는 당연해서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고, ‘학부모와 소통을 강화’한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첫째 목표인 ‘취업에 특화된 맞춤지원’은 실업계 진학률이 점차 떨어지는 현실에서 정말로 시급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수년 전 경복대학에서 강의 할 때의 일이다. 주로 ‘복지행정’을 강의했는데 학생들의 상당수가 직장인들이었다. 특히 야간 수업은 더욱 그랬다. 학생 대부분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대학에 입학한 만학도 들이었다. 그러나 나의 강의를 포함해서 그들에게 제공되는 대학교육은 그리 쓸모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함에도 고맙게도 그들은 내 강의에 만족해했다.

    

허물없어진 후 그들은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하며 고졸로서의 무시와 설움을 이야기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차별’과 ‘사람 무시’가 그들의 만학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대학진학률의 근본 원인은 여기에 있었다. 학력에 따른 임금 차별과 사회적 차별이 원인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시정책이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타인을 무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특히 학력이나 직업의 귀천이 아니라 누구나 존중받고 인격적으로 대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책 ‘정해진 미래’에 따르면 ‘2002~2005년 중고생의 아버지 52%와 어머니 44%가 대졸이었다.’ 그러다 ‘2012년에는 부모 74%가 대졸이 되었다.’ 이는 세계에서도 매우 높은 진학률이다. 부모의 학력이 높아지면서 자녀교육에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나 자녀를 가르치려면 돈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는 사교육시장의 규모가 18조 원이다. 엄청난 규모이다. 이 ‘사교육비용의 부담은 대한민국을 저출산 국가로 만들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열망이 오히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역설적 상황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미 저출산 시대가 시작되었고 앞으로 입시환경도 크게 변화될 것이다. ‘불과 몇 년 후 대학교 정원보다 지원자가 줄어들게 되고, 누구나 희망하면 대학에 진학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선 사교육 시장에 직격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대학진학 자체보다 수도권 대학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근대교육의 목표는 산업화에 필요한 노동자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근대교육은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상사의 지시를 이해하고, 근면하게 노동하는 노동자를 공급했다. 대학의 전문교육은 중간관리자 공급을 위한 직능교육이 목표였다. 그러나 이렇게 말 잘 듣는 노동자와 영어, 법률 등을 잘하는 관리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인공지능과 산업혁명으로 기업과 사회가 필요한 인재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로봇이 훨씬 더 싸고 효과적인 노동을 24시간 제공하는 세상이 되었다. 대부분의 전문 지식은 인터넷 검색으로 해결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시키는 일 잘하는, 암기 위주의 전근대적인 인재가 아니라 창의력과 문제해결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노동의 산업은 후발 국가나 로봇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기업은 말 잘 듣는 노동자나, 영어, 법률 등을 잘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창조적 아이디어, 혁신을 일으킬 창조적인 인재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기업의 입사시험이 바뀌었고, 이제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이 바뀌게 되었다. 이것이 대입시의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보다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크게 확대된 이유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도권의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대입의 75%를 차지하는 ‘학종’을 준비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가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는 이유이다.

    

포천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시대책을 바꿔야 한다. 근본적으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첫째로 무엇보다 더 우선 학교를 더 이상 국·영·수에 목숨 거는 곳이 아니라 즐기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며, 다양한 과외활동으로 국·영·수 수업에서 벗어나 ‘학종’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특목고, 자사고 등의 학교에서는 ‘학종’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학교는 다양한 경연대회를 주최, 시상하고 교과목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장래를 위해 영어, 중국어 회화, 자소서 준비, 논술준비 등을 제공하고, 해외 진출이 가능하도록 인권 교육과 교양을 교육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교육은 ‘전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고등학교의 학점제가 실시되는 것이며, 이것은 본래 공교육의 목적이기도 하다.

    

둘째로 국·영·수·위주의 입시교육은 지역의 공부방, 청소년센터, 도서관 등을 활용하여 가칭 ‘시립입시지원센터’에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각자의 실력에 맞춰 교육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교육 부담을 혁신적으로 줄여야 한다. 물론 여유가 있는 가정은 개별적 사교육을 할 것이다. 포천에서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사교육 부담이 없고 즐거운 마음으로 자녀를 교육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래야 청소년들이 행복하고, 부모들도 사교육 부담 없는 포천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포천의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다.

    

교육계 기득권 세력에게는 이상의 대안이 지나치게 혁명적일 수도 있다. 그리고 전면적인 실시는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포천이 이러한 모델로 하는 대안학교를 설립해 그 가능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교육개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명문 대학진학이 좋은 직업과 풍요로운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 좋은 직업과 풍요로운 삶을 위한 좋은 직장을 포천에 만드는 방법은 차후 기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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