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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모두가 바쁜 선거철과 농사철
“오라는 곳은 없지만, 가야 할 곳 많다"
기사입력: 2018/05/15 [16:1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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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뉴스

오는 6월 13일 실시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30여일 앞두고 바야흐로 선거철이 다가왔지만 농촌은 공교롭게도 바쁜 농사철이다.

 

최근 포천지역은 시장을 비롯해 광역ㆍ기초 후보자들의 공천결과가 확정되면서 각 후보자도 갈 길을 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선거 분위기가 확연히 달아오르고 있다. 15일 오전 군내면 구읍리에 위치한 한 신축 아파트의 경로당 개소식에는 자유한국당 김영우 국회의원을 비롯해 도ㆍ시의원 후보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윤국 시장 예비후보는 오는 17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한다.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백영현 예비후보는 16일 충혼탑 참배와 함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한다.

 

오는 24일과 25일 양일간에 걸쳐 본후보 등록이 남아있지만 이미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다.

 

후보자들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라며 하소연이지만, 유권자인 농민들도 일손부족 현상으로 새벽부터 밤늦도록 논밭에 매달리고 있다. 거리에서 만난 한 후보는 “경기에 출전한 단거리 선수처럼 가봐야 할 곳, 만나야 할 사람, 인사해야 할 단체 등등 얼굴을 내밀어야 할 곳이 어찌나 많은지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신발이 닳도록 뛰고 있다"라고 말한다.

 

특히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돼 새벽부터 뛰어다녀도, 눈을 뜨자마자 논밭으로 나간 주민들의 얼굴을 대하기는 여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래서 이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경로당 효잔치', '게이트볼 구장' 및 지역 어르신들의 봄나들이 버스 환송에 이르기까지 안 닿는 곳이 없다.

 

한 후보자는 “오라는 곳은 없지만, 가야 할 곳이 많다"라고 하소연한다. 무엇보다도 안 들여다보면 “건방진 X, 많이 컸네”라고 핀잔이고, 얼굴을 내밀어도 “빈손으로 얼굴만 내밀 거면 시간 뺏기면서까지 뭐 하러 왔냐”라며 이래저래 핀잔이다.

 

어차피 선거판은 ‘당선될 사람 따로 있고, 안될 사람 따로 있다’는 말로 후보자들을 평가한다. 그래서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진리처럼 들린다. 평소 어두운 곳이 있으면 빛을 밝히고,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진심으로 도와주는 등 이웃을 보살피고 걱정했다면 현명한 유권자들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시민들은 정치인들의 의사 표출 방식, 즉 ‘태도’에 큰 관심을 갖는다. 여기서 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좋은 정책과 이념이라도, 태도가 좋지 않다면 유권자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치인의 태도 문제는, ‘무례함, 도덕적 우월감, 언행 불일치’ 등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 담론에만 집중한 나머지 예의를 벗어난 표현, 위에서 내려다보듯 가르치려는 태도, 왜 진보를 좋아하지 않고 보수에 표를 찍느냐고 호통 치는 듯한 자세, 의견이 맞지 않으면 동료에게도 상처를 주고야 마는 행위, 절대로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고 말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꾸는 태도 등이다.

 

"보수는 인간에게, 진보는 사물에게 말한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일찍 도착해 경로당 개소식에서 음식을 나르며, 나름 봉사를 했다. 마침 장날과 겹쳐, 오일장에서도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이날 경로당 개소식 행사가 거의 다 끝난 후에야 도착했다.

 

와서는 봉사는 커녕 밥만 먹고 가는 모양새였다. 경로당 개소식에 와서 경로당 안은 들여다 봤는지 궁금하다. 이를 거론하는 이유는, ‘태도 문제’가 선거는 물론 평소의 정치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념에 분노하지 않는다. 도덕에 분노한다”고 한다. 그리고 “진보세력은 보수적인 국민들이 품는 생래적인 거부감,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비도덕적인’ 정당이라는 시선을 어떻게 바꿀지 궁리할 필요가 있다” 는 지적에는 분명 뼈아픈 부분이 있다.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진보세력의 도덕적 우월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추는지에 대한 객관화는 민주당의 숙제다.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들이 잘 할 생각은 않고 보수에 대한 비판과 심판으로 자기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론 절대 안 된다.

 

‘심판’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골병들게 만든다. 심판론에만 의지하다 보면 독자적인 의제설정이나 정책 생산능력을 잃어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심판을 외치는 와중에서 태도의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심판’은 반대편만을 향할 뿐 자신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마법의 주문이기 때문이다.

 

“적을 업신여기면 반드시 패한다”고 이순신 장군이 말했다. 이 말 이상 진보에게 좋은 말이 없다. ‘싸가지 없는 진보’는 상대편을 업신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를 숭배하거나 존경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만 민심을 제대로 읽는 눈이 뜨여 집권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집권 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

 

투표를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선거일이 농번기와 맞물려 농사일을 해야 하는 농민들에게는 농사일보다는 우선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농촌지역의 후보자들은 경로당으로, 또 오일장으로, 들판으로 뛰어다니며 인사하고, 흙 묻은 손을 붙잡고 지지를 호소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농사일에 열중한 주민들에게는 후보자들이 바쁜 농사철 방해꾼이 되기도 한다. 결국, 누가 더 진심으로 봉사하며 시민에게 다가 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선거일이 한창 바쁜 농사철이라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지만, 어쨌든 시민들은 포천의 십년대계를 내다보고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시장과 지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시의원을 원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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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정선용 실명인증 18/05/15 [17:29]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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